한국 드라마에서 '작가 이름만으로 보는 작품'을 꼽으라면 노희경은 늘 첫 줄에 있습니다. '괜찮아, 사랑이야'부터 '디어 마이 프렌즈',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 그의 극본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으로 이야기를 밀고 갑니다. 2026년에는 천천히 강렬하게(Tantara)로 1960~80년대 연예계 태동기를 씁니다.
노희경의 인물들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정신질환과 살아가는 연인들('괜찮아, 사랑이야', 2014), 노년의 우정과 사랑('디어 마이 프렌즈', 2016), 소방관과 경찰의 하루('라이브', 2018), 제주 사람들의 얽힌 인생('우리들의 블루스', 2022)까지 — 주변부의 삶을 정면에 세우고, 그 삶을 연민이 아니라 존중으로 그리는 것이 노희경표 드라마의 문법입니다.
노희경의 작품에는 같은 배우들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그만큼 배우들이 신뢰하는 극본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송혜교와는 '그들이 사는 세상'(2008),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에 이어 천천히 강렬하게가 세 번째 — 13년 만의 재회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공유·김설현·차승원·이하늬가 새로 합류합니다.
천천히 강렬하게의 무대는 야만과 낭만이 공존하던 1960~80년대 연예계. 가진 것 없이 성공을 향해 달린 청춘들의 성장과 사랑이라는, 가장 노희경다운 주제를 가장 화려한 산업의 이면에서 풀어냅니다. 연출은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감독, 넷플릭스 22부작으로 2026년 4분기 공개 예정입니다.